어릴 적 막내이모는 아이들을 나에게 곧잘 맡기곤 했다. 사실 내 나이도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항상 혼자 집에서 있는 내가 의젓해 보이셨나보다. 사촌동생들은 남매였는데 여자아이가 있다보니 동생인 남자아이도 영향을 받아서 그 둘은 항상 인형놀이를 하고 있었다.그렇게 아이들이 놀다 집에 가버리면 가끔 놓고간 인형이 집에 남아서 어머님이 네가 잘 보관해 두고 있어, 하고 던져주셨었다. 집에 자주 혼자 있던 나는 역시 어린아이 였던지 항상 무엇인가에 열중했다. 안그러면 외로웠기때문에 TV를 본다던지 유행하던 게임기를 한다던지 책을 본다던지.. 인형도 마찬가지였다. 우연히 동생들이 놓고간 마론인형하나로 동생이 생긴듯 혼자 말을 걸었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조잘조잘 말을 걸어도 마론인형은 조용히 웃을 뿐이었다. 인형의 눈은 반짝반짝 윤기가 흘렀지만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나는 외로웠다. 인형은 웃고 있지 않았다. 입을 꾹 다물고 있었을 뿐이었다. 나는 갑자기 무서워져서 도와줘 라고 중얼거리며 초조해했다.
어느정도 자란 후에도 인형을 보면 가슴을 콕콕 찌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난 지금도 외로워 하고 있나. 도와달라고 중얼거리고 있는가. 부담스러운 생각이다. 도와줘
인형은 사람이 되고 사람은 인형이 되고 그 둘은 웃고있다.



